들어가며
코로나 사태와 함께 메타버스 신드롬이 불어오고 있다. 언택트 시대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매체의 필요성을 요구하며, 우리 생활을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하기에 이르렀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이제는 월간 사용자 수억 명에 달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넷플릭스는 다른 그 어떠한 영상매체 플랫폼도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와 경쟁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사용자들의 이용 시간을 포트나이트가 빼앗아가고 있다고 본 것이다.
메타버스란 도대체 무엇이며, 블록체인을 만나 어떤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 본 글을 통해 살펴본다.
메타버스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 소멸
최근 가장 활성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라 하면 Roblox Corporation의 ‘로블록스(Roblox)’를 빼놓을 수 없다. 근 1년 새 기업 가치가 7배 이상 상승한 이 기업의 가치는 현재 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3,71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1년 만에 이들이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배경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언택트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로블록스에서는 사용자가 코딩 지식 없이도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고, 플레이어가 되어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5,000만 개 이상의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로블록스 내에서 유저들은 친구들과 SNS 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친구들과 테마파크를 놀러 가기도 하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활동과 더불어 유저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경제 활동도 가능하다. 유저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아이템 판매 수익의 30%를 보상받는데, 2020년 로블록스가 유저에게 분배한 금액만 해도 3,700억 원에 달한다.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와중에, 이제 타 산업에 있던 기업들도 메타버스의 흐름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월트 디즈니파크의 부사장 틸락 만다디(Tilak Mandadi)는 IAAPA와 자신의 Linkedin 채널을 통해 ‘[메타버스 테마파크(Theme park metaverse]를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역시 이에도 코로나19 사태가 한 몫 했다. 세계 각국의 디즈니랜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휴장에 들어가야 했으며, 직원들은 디즈니의 시스템을 모바일화, 디지털화하며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코로나 19는 디즈니파크에 분명한 어려움이었지만, 이들은 현 사태가 발전의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만나 시너지 창출
요즘 메타버스 이야기와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다. 메타버스 시장에서 블록체인은 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되었을까?
첫째, 플랫폼 내 불확실했던 아이템 소유권을 블록체인으로 증명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는 경제활동의 범위가 크게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이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담기고, 이를 통해 가상세계 속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해당 아이템이 내 것임을 알릴 수 있다.
또한 아이템의 판매・구매 기록 역시 블록체인에 남게 되어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미 현실 세계의 중고거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어 그간의 거래 이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투명한 거래 시스템은 공정한 마켓플레이스 형성에 기여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래는 기본적으로 개인 간(P2P) 거래 형태를 띤다. 이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구조는 이용자들의 네트워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둘째, 게임 속 돈을 바깥 세상으로 꺼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인터넷은 수많은 정보를 하나의 공간으로 가져왔고, 블록체인은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하나의 공간으로 가져오고 있다. 게임과 소셜미디어 산업에서는 독자적으로 저장되어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한 곳으로 모았을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산업에서 데이터베이스는 플랫폼 내 아이템, 콘텐츠 등의 디지털 자산들을 의미한다. 기존의 이들 자산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자산은 게임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나간다 한들 게임 밖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기술을 활용한다면 이용자가 플랫폼 내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소유할 수 있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도 있다. 암호화폐와 연동된다면 아이템과 콘텐츠의 가치를 매겨 시장경제를 따르는 거래 또한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모든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기록, 영구 저장되기 때문에 게임이 사라져도 이용자의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셋째, 희소성이 가치가 되어 네트워크를 강화시킨다.
최근 게임 산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정 확률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에서 이용자들이 수천만 원을 지불하고도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게임사가 부정확한 확률 정보, 허위정보로 소비자를 기만했음이 밝혀지며 과징금 수억 원이 부과되기도 했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특성상 한번 설정(배포)하면 임의로 조작할 수 없는 특징이 있기에, 확률형 아이템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유저들 또한 자신들이 보유한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메타버스 내 크리에이터들이 희소성에 대한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들은 더 양질의 창작물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생태계 퀄리티의 상승은 더 많은 유저를 불러오는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
마무리하며
코로나 사태는 몇 배, 몇십 배에 달하는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팬데믹이 종식되면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은 다시 사그라드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리라 전망한다. 이미 메타버스는 주류의 흐름에 올라탔으며, 팬데믹이 종식될 무렵이면 이미 누군가에겐 (특히 젊은 층엔) 일상의 플랫폼이 되어있을 수 있다. 세계의 공룡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도입하는 지금의 현상도 메타버스가 그저 잠깐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메타버스 산업의 시장 안착과 꾸준한 성장을 위해선,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본 글에서도 거듭해서 강조했듯이, 메타버스의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데에 블록체인과의 결합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문체부에서 발표한 게임산업 중장기 계획에는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 방안도 언급되어 있기에 게임 업계 또한 블록체인 산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Krafton)이 최근 블록체인 기술 전문 투자펀드 ‘해시드’에 소액 투자를 진행하며 블록체인 투자 대열에 합류한 것을 그 관심의 실례로 들 수 있다. 이 기업의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첫 투자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메타버스가 그저 잠깐의 붐에 그칠지, 아니면 앞으로의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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